[2012-07-03] [뉴스 칼럼] 한상백의 돌출입, 양악 이야기<27회>: 돌출입, 주걱턱은 왜 생길까?

한상백의 돌출입 양악 이야기 <27>

돌출입, 주걱턱은 왜 생길까?

2011-11-08 오후 4:09:44

웹 상에는 돌출입 수술, 양악 수술을 어떻게 치료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글이 넘쳐난다.

물론 칼럼을 연재하는 필자도 돌출입 수술, 양악 수술의 신봉자 중 한 사람인 것은 틀림없지만 이제 돌출입은 돌출입 수술을 하고, 주걱턱은 양악 수술을 하자는 이야기, 돌출입 수술, 양악 수술이 효과가 좋은 수술이라는 이야기는 그만해도 알만한 분들은 다 알지 않을까 싶다.

이번 글에는 돌출입, 양악수술을 위해 필자를 찾아온 보호자들이 가끔씩 묻는 ‘돌출입, 주걱턱은 왜 생기는거죠?’ 라는 질문에 대해 이야기 해보려고 한다.

미리 이야기하지만 허무하게도 이 질문의 답은 ‘알수 없다’ 는 것이고, 사실 이미 돌출입이나 주걱턱이 되어 버린 환자에게 원인분석을 해보았자 무의미한 일이다.

다만 돌출입이나 주걱턱과 같은 상악골, 하악골의 과성장에는 유전적인 기반이 있을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을 따름이다.

생명공학, 유전공학의 발달로 인류의 질병을 극복하려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 며칠 전에는 노화유전자를 제거했더니 생쥐가 늙지 않더라는 뉴스가 있었다. 만약 돌출입을 만드는 유전자, 주걱턱을 만드는 유전자를 찾아내고 미리 조절을 한다면 돌출입, 주걱턱은 이 세상에서 사라질지도 모른다. 이렇게 되면 돌출입, 양악 수술을 주로 하고 있는 필자도 더 이상 불필요한 존재가 될지도 모를 일이다.

사람의 발육과정은 두 번의 발육 급등기(growth spurt)를 거친다. 시쳇말로 ‘폭풍성장’이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다.

첫 번째, 발육급등기는 태어나서 2세까지이다.

두 번째, 발육급등기는 약 12세에서 4~5년간의 시기이며 사춘기와도 일치한다. 이때 우리몸이 커지면서 얼굴뼈도 같이 커지게 된다.

좀 더 디테일하게 말하자면 여성의 경우 11세 정도에 발육급등이 시작해 약 15세까지 지속되며 남자의 경우 13세 정도에 발육급등이 시작해 17세까지 지속된다. 물론 그 이후에도 약간의 키 성장이 있을 수 있다. 얼굴뼈 중 입모양을 구성하는 상악골과 하악골의 발달을 살펴보면 상악은 10대 초 중반에 비교적 빨리 성장하고 하악은 15~17세 까지 전하방으로 성장한다고 한다.

이런 이유로 초등학교 때 균형이 잘 맞던 얼굴이 중·고등학교 때 입이 나오거나 턱이 길어져서 조화가 깨지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너무나 조화롭고 인형같은 얼굴을 가진 아역배우를 보면 너무 예쁜데 내심 걱정이 된다. 크면서 오히려 조화가 깨지고 미모가 덜 해질까봐다.

돌출입, 양악 수술을 한 직후에 입이 쏙 들어간 모습, 주걱턱이 개선된 얼굴을 보면 엄마들이 자주 하는 이야기가 있다. 수술한 얼굴을 보니 어렸을 때 얼굴이 나온다는 것이다. 부모들은 자신의 아들이나 딸이 가장 예쁘고 잘 생겼던 시기를 기억해내고 흐뭇해한다. 집도를 한 필자로서는 참 듣기 좋은 이야기다.

폭풍성장을 거치면서 조화로웠던 얼굴의 비율이 깨지기 시작할 때 얼마나 마음이 아팠을 것인가? 필자가 그 시간을 되돌려드리는 것과 같은 경험은 뭔가 훈훈하다.

돌출입, 주걱턱이 왜 생기는지 아직까지 해답은 없다. 인종에 따라 돌출입이 더 많은 것, 2세가 부모의 얼굴뼈와 입매를 닮는 것, 일란성 쌍둥이는 한명이 돌출입이면 다른 한명도 돌출입인 것들은 분명히 유전적인 베이스가 있다는 증거이다.

물론 손가락을 빤다거나 젖꼭지를 오래물렸다거나 턱을 괸다거나 하는 물리적·환경적 원인이 돌출입, 주걱턱을 만드는게 기여할 수 있지만 의미있는 인과관계 분석을 하기는 어렵다.

성장과정에서 상악골과 하악골의 과성장을 조절하는 보정장치들이 개발되어 있다고는 하지만 결국 돌출입이나 주걱턱을 완벽하게 막을수는 없다. 얼굴뼈가 미리 입력된 유전자의 발현신호에 따라 자라는 힘은 물리적으로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원인은 모르지만 치료는 가능한 질환이 많다. 돌출입이나 주걱턱이 왜 생기는지 그 원인을 밝혀낼 수는 없지만 돌출입, 양악 수술과 같은 수술적인 치료를 통해 미용적, 기능적인 개선이 가능한 세상에 살고 있는 것은 다행스런 일이다.

무엇보다 돌출입, 양악, 얼굴뼈 수술을 통해 특징적인 외모때문에 상처받은 마음이 치유된다면 더 바랄 것이 없다.

 

칼럼니스트 한상백

현 서울제일 성형외과 원장, 성형외과 전문의, 의학박사

서울대학교 병원 성형외과 수련의, 전공의, 전임의 수료

서울대학교 병원 우수전공의 표창

전 서울대 의과대학 초빙교수

대한 성형외과 학회 정회원

대한 성형외과학회지 논문게재 및 학술대회 연제발표 다수

돌출입 관련 강연, 주제논문 채택, 발표, 방송출연 다수

저서 '돌출입 수술 교정 바로알기'(2006. 명문출판사)

(대한민국 중심언론 CBS 뉴스FM98.1 / 음악FM93.9 / TV CH 4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