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7-03] [뉴스 칼럼] 한상백의 돌출입, 양악 이야기<24회>: 애매한 것을 정해주는 의사

한상백의 돌출입 양악 이야기 <24>

애매한 것을 정해주는 의사

2011-10-28 오후 6:53:20

요즘 애매한 것을 정해주는 남자라는 개그프로가 인기다.

결혼식 축의금을 얼마해야 하는지, 친한 친구란 뜻은 무엇인지, 이별 후에 얼마나 있다가 새로운 이성과 사귀어도 되는지, 임산부와 노약자 중 누가 자리를 양보받을 우선권이 있는지 애매한 것을 정해준다.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촌철살인의 유머다.

요즘 돌출입 또는 양악 수술이 필요한 환자들이 가장 혼란스러워 하는 것이 본인은 돌출입 수술을 받아야 하는지, 양악 수술을 받아야 하는지 헷갈린다는 것이다. 의사 사이에서도 견해가 서로 다르니, 환자들이 혼란스러워 할만도 하다.

같은 입모양으로 다른 병원을 찾았는데, 양악 수술을 권하는 곳도 있고 돌출입 수술을 권하는 곳도 있으니 환자 입장에서는 말 그대로 애매해진다. 입이 나온 사람의 경우 코끝과 턱끝에 자를 대보았을 때, 입이 많이 닿으면 돌출입 수술대상, 입이 아예 안 닿으면 양악수술 대상일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좀 더 그럴듯한 방법이 없을까 궁리하다가 필자가 정해드린다.

일단 다음 다섯 가지의 준비과정이 필요하다.

첫째, 일단 돌출입이나 주걱턱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에 한해 자기 옆모습 셀카를 찍는다. 입술을 가볍게 다물고 찍는다. 이것을 프린트하면 더 좋다.

둘째, 귓바퀴 제일 위 지점과 눈동자 중심점을 잇는 수평선을 긋는다.

셋째, 그 수평선과 코의 옆라인이 만나는 점을 표시한다. 대개 코가 높아지기 시작하는 지점이다.

넷째, 그 점에서 수평선과 수직(90도)이 되는 선을 밑으로 내려 긋는다.

다섯째, 수직선과 입술, 턱끝의 위치를 관찰한다.

자, 이제 어떤 수술을 받아야 할지는 다음과 같이 정하면 된다. 물론, 이것은 대충의 자가진단이고 실제 의학적 진단을 대신할 수는 없다.

첫째, 그 수직선보다 앞으로 입술이 삼각형 모양으로 나와 있고 턱선은 턱끝으로 내려갈수록 수직선을 가로질러서 하염없이 뒤쪽으로 가는 무턱형태면 전형적인 돌출입과 무턱이다. 돌출입과 턱끝 수술을 받으셔야 할 가능성이 높다. 동시에 길이도 줄일 수 있다.

둘째, 그 수직선보다 앞으로 입술이 삼각형 모양으로 나와 있고, 턱끝은 뒤쪽으로 가는 듯 하다가 그 수직선 근처에서 딱 멈춰서 끝났다면, 전형적인 돌출입이다. 무턱은 없을 가능성이 높고 돌출입 수술의 대상일 확률이 높다. 길이가 길다면 턱끝수술로 줄일 수 있다.

셋째, 그 수직선보다 앞으로 입술이 약간 나와있는데, 턱끝이 그 입술보다도 더 많이 앞으로 나와 있다면 주걱턱이다. 양악 수술을 받아야 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대개 턱끝길이 축소수술이 동시에 이루어진다.

넷째, 그 수직선보다 앞으로 입술이 나와있고, 턱끝도 역시 입술과 비슷한 정도만 나와있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가 그야말로 가장 애매한 경우다.

대개 아랫입술 밑에서부터 턱끝에 이르는 턱선이 그 수직선과 평행하게 달리는 모양을 하고 있다. 이 때는 돌출입 수술이 가능한 경우도 있고 양악수술이 필요한 경우도 있으며, 복합양악수술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정밀분석을 해봐야 알 수 있다.

개그프로에서는 정해준대로 안해도 경찰이 출동하지는 않는다며 웃음을 자아낸다. 이 방법 역시 진단을 대신하는 강제력은 없다. 즉 의학적인 판단을 대신해줄 수는 없다. 이를테면 귀가 큰 사람도 있고 작은 사람도 있어서 오차가 있다. 이것은 전문가가 아닌 사람도 누구나 재미삼아 해볼 수 있게 만들어낸 대강의 자가측정법이다.

셀카를 찍어서 프린트를 하려면 USB 케이블이 있든지 블루투스가 되는 컴퓨터가 있어야 하고 또한 프린터기가 있어야 한다. 다 있는데 잉크가 마침 떨어졌든지 용지가 없는 안타까운 경우도 있을 것이고 가장 안타까운 것은 프린트까지 했는데 90도 삼각자가 없는 것이다. 물론 삼각자 대신 A4 용지의 한쪽 모서리를 이용해도 된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더욱 확실하고 안전한 방법은 돌출입, 양악 수술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다. 물론 신뢰할 수 있고 결과가 좋은 전문가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돌출입, 양악 수술은 재수술도 어려운 만큼, 첫 수술 때 신중하고 현명한 판단이 필요하다.

칼럼니스트 한상백

현 서울제일 성형외과 원장, 성형외과 전문의, 의학박사

서울대학교 병원 성형외과 수련의, 전공의, 전임의 수료

서울대학교 병원 우수전공의 표창

전 서울대 의과대학 초빙교수

대한 성형외과 학회 정회원

대한 성형외과학회지 논문게재 및 학술대회 연제발표 다수

돌출입 관련 강연, 주제논문 채택, 발표, 방송출연 다수

저서 '돌출입 수술 교정 바로알기'(2006. 명문출판사)

(대한민국 중심언론 CBS 뉴스FM98.1 / 음악FM93.9 / TV CH 4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