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7-03] [뉴스 칼럼] 한상백의 돌출입, 양악 이야기<22회>: 돌출입 양악 수술하면 안되는 경우

매스컴을 통해 돌출입, 양악 수술이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지면서 양악수술이나 돌출입 수술로 누구든지 더 아름다워질 수 있는 것으로 오해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매우 위험한 생각이다.

필자가 환자에게 늘 강조하는 것이 필자가 성형수술로 해줄 수 있는 것은 그 사람이 가진 얼굴을 재료로 하여 100%를 뽑아내는 것이라는 사실이다.

이 이야기는 다시 말해서 100%까지만 뽑아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더 욕심을 내면 그르치게 된다. 그러므로 돌출입, 양악 수술로 더 이상 뽑아낼 아름다움이 없는 사람에게 무리한 돌출입, 양악 수술을 적용하는 것은 얼굴을 망치는 지름길이다. 예술을 하는 작가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어떤 작품에서 100%를 표현해낼 수 있는 최고의 정점이 있다. 그 이상 붓을 대거나 그 이상 손을 대면 작품은 오히려 더 못하게 된다.

그런데 이런 예술작품은 만약 너무 손을 대서 망친다고 하더라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면 된다. 그러나 사람의 얼굴은 다시없던 일로 하고 새로 시작할 수가 없다. 특히 돌출입, 양악 수술은 눈, 코 수술과 달리 재수술이 거의 불가능하므로 더욱 그렇다. 이것이 성형수술로 얼굴을 만드는 것이 화실에서 예술작품을 만드는 일보다 더 외롭고 힘든 이유이다.

돌출입 수술, 양악 수술을 받으면 안되는 경우는 어떤 경우일까?

첫째, 당연한 이야기지만 돌출입, 양악 수술을 받아서 안되는 사람은 그 수술의 적응증이 아닌 사람이다. 즉 수술대상이 아닌 사람에게 무리한 수술을 적용해서는 안된다.

대표적으로 잘못된 수술 적용의 예는, 입이 튀어나오고 턱끝은 소위 무턱 느낌이 있는 돌출입을 돌출입 수술이 아닌 양악 수술로 잘못 수술하는 것이다. 돌출입은 돌출입 수술, 즉 전방분절절골술로 수술해야 한다.

돌출입을 양악 수술로 잘못 치료하게 되면 돌출된 전치부(상악 잇몸뼈의 최전방부인 A포인트)를 효과적으로 후방이동으로 시킬 수 없고 불필요하게 큰 수술을 통해 환자에게 고통과 불편을 주며 특히 입을 묶어놓는 기간 동안에 예기치 못한 합병증이 발생 할 가능성을 높이게 된다.

물론 의사마다 의학적 소신이 다르고 견해가 다를 수 있다.

그러나 필자의 견해로는 백번 양보해서 설령 돌출입수술 또는 양악수술을 통해 같은 수술결과가 나온다손 치더라도 한 시간만에 입매가 예뻐져서 입도 벌리고 말도 할 수 있는 돌출입 환자를 굳이 몇 시간씩 양악 수술을 해서 입을 묶어놓고 만에 하나 치명적인 합병증을 감시하느라 전전긍긍하고 싶지 않다. 물론 양악 수술은 위험하니 해선 안된다는 뜻은 아니다. 주걱턱 환자에게 양악 수술은 올바른 선택이며 입을 묶어놓는 불편을 감수하더라도 꼭 필요한 수술임에 틀림없다.

둘째, 멀쩡한 입매를 가진 사람이 작은 얼굴, 동안을 목표로 양악 수술을 받는 것은 피해야 한다.

양악 수술이 만능인 것처럼 잘못 알려지면서 돌출입이든, 주걱턱이든, 아무 문제가 없는 입이든 누구나 양악 수술만 받으면 얼굴이 더 작아지고 동안이 되고 연예인처럼 되는 것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고 아예 그렇게 홍보를 하기도 한다.

그래서 요즘 정상범위의 입매를 가진 분들도 얼굴이 더 작아지고 동안이 되고 싶다면서 돌출입, 양악 수술을 해달라고 조르는 경우가 많아졌다.

유능한 의사는 필요한 수술을 잘 해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필요없는 수술을 하지 않고 돌려보내는 것도 중요하다.

셋째, 외모의 개선을 통해 다른 2차적인 이득을 얻으려는 경우는 수술을 피해야한다.

돌출입, 양악 수술은 얼굴이 획기적으로 변하는 수술이다. 성공한 돌출입, 양악 수술은 그야말로 ‘몰라보게 예뻐졌다’라는 말이 실감날 정도의 변화를 수반한다.

그러나 이런 효과가 자신에게 해결되지 않는 여러 가지 신변상의 문제들을 모두 해결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수술을 선택해서는 안된다. 이를테면 바람난 남편을 돌아오게 하기 위해, 연속된 사업실패를 극복하기 위해, 우울증을 이겨내기 위한 동기로 수술을 받는 건 바람직하지 못하다.

물론 수술이 잘 되면 자연스레 자신감도 생기고 그 사람의 사회생활이나 삶에서 긍정적인 동기부여가 될 수는 있다. 그러나 역으로 어떤 다른 목표를 위해서 수술을 받으면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도 있다.

넷째, 심한 빈혈, 심한 치주염(잇몸뼈와 치아뿌리의 염증), 중대한 심신의 질환, 즉 심장, 폐, 간, 신장 질환이나 심각한 마음의 병이 있는 경우는 수술을 피하거나 수술 전에 치료를 받아야 한다. 돌출입, 양악 수술과 같은 성형수술보다 심신의 건강이 더 우선인 것은 당연하다.

필자의 경우 이제까지 심한 치주염 즉 소위 풍치 때문에 부득이 돌출입 수술이 불가능했던 환자가 단 한 케이스 있었다. 그러나 보통 본인이 스스로 잇몸이 약하다라고 했던 경우는 정상이거나 가벼운 치은염(잇몸 연부조직의 염증) 정도인 경우가 많다. 이 경우 치석을 제거하는 스케일링 치료나 가글링, 필요한 경우 항생제 치료로 쉽게 회복이 되며 돌출입, 양악 수술에 별 지장을 주지 않는다.

김난도 교수의 <아프니까 청춘이다>에는 ‘부러우면 지는게 아니라, 부러워하지 않으면 그게 지는거다’라는 대목이 있다. 질투가 아닌 선망의 눈으로 타인의 성공을 인정하고 거기서 배워야 이길 수 있다고 역설한다. 참 와 닿는 말이다.

하지만 남이 돌출입, 양악 수술로 아름다워진 것이 부럽다고 자신도 수술하면 예뻐지리라는 기대는 금물이다.

필자에게 ‘당신은 돌출입, 양악 수술의 대상이 아닙니다’라는 이야기를 듣고 돌아갔다면 당신의 입은 이미 충분히 아름다운 것이다.

 

칼럼니스트 한상백

현 서울제일 성형외과 원장, 성형외과 전문의, 의학박사

서울대학교 병원 성형외과 수련의, 전공의, 전임의 수료

서울대학교 병원 우수전공의 표창

전 서울대 의과대학 초빙교수

대한 성형외과 학회 정회원

대한 성형외과학회지 논문게재 및 학술대회 연제발표 다수

돌출입 관련 강연, 주제논문 채택, 발표, 방송출연 다수

저서 '돌출입 수술 교정 바로알기'(2006. 명문출판사)

(대한민국 중심언론 CBS 뉴스FM98.1 / 음악FM93.9 / TV CH 4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