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1-08-09 10:52

입돌출, 돌출입이란 말은 사실은 의학용어가 아니다.

정확한 의학용어로는 양악치조전돌증이 맞겠지만 일반인들에게는 잘 기억하기 어려운 용어이다.

사실 돌출형의 입이란 말은 중견 개그맨 이씨가 (자신의 입을 빗대어) 처음으로 자주 사용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보통 연예인이라고 하면 대개 꽃미남, 꽃미녀를 떠올리지만 튀어나온 입을 트레이드 마크로 가진 연예인도 있다.

돌출된 구강구조와 강력한 앞니로 무우를 갈았던 개그맨 박씨나 웃을 때 훤히 드러나보이는 선홍색 잇몸을 자신의 이미지화 했던 개그맨 오씨가 대표적인 돌출된 입에 해당한다.

돌출된 입은 일반적으로 예쁘다고 생각되는 입과는 거리가 멀다. 그렇다면 어떤 것이 예쁜 입일까?

가끔 TV 다큐멘터리에 나오는 아프리카나 아마존 같은 오지에 살고 있는 원주민을 보면 그들의 미의 기준이 우리와 전혀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아랫입술을 찢어서 그 사이에 나무주걱을 끼울만큼 아랫입술을 늘려야 미인인 곳도 있고 목이 길수록 미인으로 불리기 때문에 어렸을 때부터 목에 링을 차곡차곡 끼우는 풍습이 있는 곳도 있다. 이처럼 미의 기준은 시대와 장소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이를테면 입에 대해서 사실 어떻게 생긴 입이 예쁘다 라고 단정지으려면 사실 문화적인 차이를 모두 고려해야 한다.

그런데 인터넷을 통한 세계의 글로벌화가 진행되기 훨씬 이전부터 아름다움에 대한 동·서양의 시각은 이미 상당부분 극복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이것을 美의 추(pendulum of beauty)의 개념으로 설명할 수 있다.

미의 추라는 것은 마치 시계추가 오른쪽에 있건 왼쪽에 있건 항상 중심을 향해 이동하듯이 미의 기준이 서로 반대 세계의 것을 동경하여 역방향으로 흐르는 현상을 말한다.

동·서양의 미를 골고루 가진 동유럽이나 혼혈의 미인이 동양에서도 서양에서도 미인이라고 인정받기 쉬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

또한 서양에서는 광대를 돋우어주는 수술이 동양에서는 광대를 깎는 수술이 인기이다. 흔히 백인남편을 둔 동양인 아내의 모습은 대개 쌍꺼풀이 없고 광대나 사각턱이 다소 튀어나오고 입이 약간 돌출형인 경우가 많다.

이러한 동·서양의 차이는 실제로 돌출입을 진료하고 수술하는 데에도 참고해야만 한다.

즉, 서양에서 만든 성형외과학 교과서는 이러한 문화적 미적관점에서의 차이를 배제한 채 백인의 통계와 기준을 바탕으로 예쁜입의 기준선을 책정해두었기 때문이다.

이 교과서의 기준선을 가지고 한국인에게 적용해서 돌출입을 수술했다가는 낭패를 보게되는 이유가 여기서 찾아볼 수 있다.

돌출입 수술이나 양악 수술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바람직한 최선의 결과는 알맞게 들어간 자연스럽고 예쁜 입과 부담스럽지 않은 귀여운 턱이다.

이를 위해서는 충분한 임상경험을 통해 축적된 수많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세밀하고 정확한 분석과 적절한 수술계획이 나와야 하고 그 계획대로 수술하는 집도의의 미적감각과 수술솜씨가 필수적이다.

아름다운 성형수술의 결과는 의사의 섬세하고 정확한 눈과 손이 만들어 내는 것이다. 특별한 기구가 수술을 하는 것이 아니다.

마치 명필이 좋은 붓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오랜 기간 수련된 명인의 손 끝에서 완성되는 것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