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9-7] 연예인 돌출입 수술, 양악 수술의 비밀

연예인 돌출입, 양악 수술의 비밀

* 연예인의 커밍아웃

어떤 연예인이 양악 수술을 받았다더라, 돌출입 수술을 받았다더라는 소문만 무성한 시대가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연예인들이 자신이 수술을 받았다는 사실을 당당하게 알리는 시대가 오고야 말았다. 물론, 아직까지도 수술을 받았다는 것을 숨기거나, ‘교정’을 했다고 말하는 연예인들도 있기는 하다. 그리고, 수술해서 예뻐진 건 무효다라는 정서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사실, 연예인들이 돌출입수술이나 양악수술을 받고나서 ‘커밍아웃’을 해버리는 것은 어차피 그 사실이 숨겨지지 않을 것이기 때문인 면도 있다. 그러한 수술을 받고 나서 ‘치아교정만 받았을 뿐 다른 어떤 수술도 하지 않았다’고 우기기 어려운 것은, 그만큼 얼굴의 변화가 드라마틱하게 크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 연예인과 일반인 수술은 다를까?

나도 음반을 낸 가수, 연기자, CF에 자주 나오는 연예인 등 적지 않은 연예인들을 수술해봤지만 한번도 홍보 차원에서 소위 ‘연예인 D/C’ 를 해 준적은 없다. 호들갑을 떨면서 반색을 하지 않아서였는지, 뭔가 섭섭해했던 경우도 있다. 물론 내가 굳이 날 찾아온 연예인에게 박하게 대하지도 않고 그럴 이유도 없다. 사실 아주 반갑기도 하고, 매우 고맙기도 한 일이다. 그런데 나는 TV잘 보고 있다면서 수선을 떨며 치켜세우는 넉살이 좀 부족하다. 하지만 거기에는 평정심을 잃으면 정확한 판단이 어려워진다는 신중함도 한 몫을 한다. 연예인도 일반인과 똑같이 수술해야 내 실력이 발휘된다. 특별대우를 한다고 양념을 더 하면 음식은 본래의 맛을 잃게 된다.

사실 연예인의 돌출입이나 양악 수술이라고 해서 일반인과 다를바는 없다. 그들이 연예인이기 때문에, 그리고 방송 카메라에 더 예쁘게 포착되어야만 하기 때문에, 수술할 때 ‘뭔가 더’ 해줘야하는 시대는 지났다. 과거에는 연예인의 코나 턱끝은 모두 오똑한 인형처럼 만들고, 사각턱은 남김없이 잘라내야 모니터 상에서 더 예뻐보인다고 생각한 시절이 있었지만, 지금은 가장 자연스럽게 아름다운 것이 최선이라는 당연한 진실이 어디에서나 통한다. 연예인이든, 일반인이든, 드라마속이든, 현실이든 말이다. 과유불급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너무 깎은 사각턱, 너무 합죽한 입은 오히려 마이너스가 된다.

*진료사실은 비밀

자주 듣는 질문 중 하나가, ‘연예인 누구 수술해봤어요?’이다.

대답은 물론 ‘말할 수 없다’이다. 그들은 연예인이기 전에 한 사람의 환자이고 인간으로서, 그들의 진료사실의 비밀이 지켜져야 할 권리를 가진다. 의사는 발설하지 않을 의무가 있다. ‘연예인 누구누구는 무슨 수술받은거예요?’ 라는 질문도 마찬가지다. 알아도 노코멘트를 할 수 밖에 없다.

* 이 연예인처럼 해주세요

연예인을 수술한 일도 많지만, 연예인 사진을 가져와서 비슷하게 해달라는 환자들도 많다. 제일 답답한 경우는, 특히 돌출입이나 양악 수술을 할때, ‘이렇게 해주세요’ 하면서 여러명의 입모양을 스크랩해왔는데 그 여러명 연예인의 입매가 모두 일관성 없이 다른 경우다. 이럴때 보면, 환자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과 입모양이 예쁜 연예인을 확실하게 구분짓지 못한다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 난, 만약에 연예인 사진을 들고 오더라도 한명 것만 들고 오라고 주문한다. 물론 어떤 연예인과 비슷한 모조품 얼굴을 만들어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얼굴형태, 눈, 코, 피부가 모두 다른데, 입만 수술한다고 그 연예인이 될 리는 만무하다. 내가 해 줄 수 있는 것은 그 연예인의 턱끝의 위치를 파악해서 비슷한 느낌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배우 이영애씨의 턱끝은 상대적으로 앞에 있어서 서구적이고 귀족적인 느낌을 주고, 배우 전도연씨의 턱끝은 상대적으로 뒤에 있어서 동양적이고 귀여운 느낌을 준다.

* 연예인, 연예인

케이블티비나 공중파 티비에서나, 연일 일반인을 대상으로 배우나 가수, 밴드가 꿈인 사람을 선발하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셀 수 없이 많아졌다.

연예인이 모두 깎아만든 조각처럼 예쁘고 잘생겨야만 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떤 도전자를 보면 꼭 돌출입 수술, 양악 수술을 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특히 연예인 지망생이라면 외모가 아주 결정적인 경쟁력이라는 것을 부인하기는 어렵다. 일반인의 경우도 외모가 경쟁력인 세상이니까...

연예인이 되고 싶어서 돌출입이나 양악 수술을 하는 사람보다는 역시 그냥 자신의 콤플렉스에서 탈출하고 싶은 소박한 꿈을 가진 일반인이 훨씬 많다. 그러나, 그 일반인도 돌출입수술이나 양악수술을 받고나면 십중팔구 ‘닮은 연예인’ 하나쯤 생길 마음의 준비를 해도 좋을 것이다. 왜냐하면 잘생기고 예쁜 연예인들의 입은 모두 기준선에 맞아 있기 때문이다. 눈이 작건, 크건, 쌍꺼풀이 있건 없건, 잘나가는 연예인들의 입매는 거의 구분이 안갈정도로 비슷하다는 것은 참 흥미로운 일임에 틀림없다. 이는 입매가 얼마나 그 사람의 인상에서 중요한가를 시사하는 것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