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7-18] 수술받고 예뻐지고 나면 "나 교정했어~"

 요즘 부쩍 교정을 다 마치고도 돌출입이 별로 해결되지 않아, 저희 병원을 찾는 분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이런 분들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앞섭니다.

 

 *  *  *

 

 여러분이 돌출입수술로 예뻐지고 나면, 주위 사람들에게 어떤 얘기를 듣게 될까요?

 또 여러분은 어떻게 해서 예뻐졌다고 말씀하시겠습니까?

 

 

 돌출입 수술을 받은 직장인들은 대개 1주일 안에 회사에 출근을 하게 됩니다. 학생인 경우는 대개 방학기간을 이용하기 때문에 1주일만에 학교에 나갈 일은 적겠구요. 하지만 방학 중인 학생인 경우도 1-2 주 정도면 친구들 몇몇을 만나게 되겠지요.

 

 사람들의 반응을 환자들의 입을 통해 들어보면 참 재미있습니다.

 

-너 아닌 것 같아. (입 부위를 손바닥으로 가리면 누군지 안다고 합니다)
-어라? 너 입이 들어갔다.
-코 높였니?
-입이 왜 부었어? 사랑니 뺐니?
-너 어려보인다. 동생이 대신 나온 것 같아.
-...

 

 돌출입수술은 얼굴이 드라마틱하게 변합니다. 즉, 수술한 티가 나지 않는 돌출입수술이란 없다고 보아도 됩니다. 다만, 밖으로 상처가 있다거나, 수술을 한 인위적인 모양이 티가 나서 수술한 티가 난다는 뜻은 아닙니다. 그만큼 자연스러우면서도 몰라보게 예뻐진다는 뜻입니다.

 

 이제 한두달이 지나게 되면, 붓기가 빠지고 몰라보게 예뻐져 있게 됩니다.
 그 때 오랜만에 만난 옛친구들과의 모임에 나갔다고 칩시다. 반응은 폭발적이겠지요.

 

-어떻게 된거야. 너무 예뻐졌는걸? 딴 사람같아. 입을 어떻게 한거야?'

 

 이때 여러분이 돌출입수술을 받은 당사자라면 어떻게 말하시겠습니까?
 '나 입넣는 수술했어. 그런 수술이 있단다 얘들아.' 이렇게 말하시겠습니까?
아니면...

 

 -응...나 교정...했어...

 

실제로 제가 수술한 환자들 중에 교정을 받아서 예뻐졌다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있는 모양입니다. 나 수술했노라고, 입을 집어넣는 수술을 한 거라고 솔직하게 말하기 싫은 심정도 이해가 갑니다.

 

그런데 수술을 집도한 제 입장에서는 참으로 억장이 무너지는 순간이기도 합니다.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의학적인 지식과 수술기법, 모든 역량을 동원해서 최선을 다해 해드린 돌출입수술...
그 노력의 댓가가 어느 이름모를 치과의사의 교정의 결과로 공치사되는 순간이니까요.

 

 이렇게되면 주위 사람들은 이렇게들 이야기하겠지요.

-교정했다던데...정말 많이 예뻐졌더라...
-교정으로도 입이 확~들어가더군...

 

 사정이 이렇다고 해도, 제가 돌출입수술을 받으신 분들에게 자신이 돌출입수술을 받은 사실을 떳떳히 공개하고 다니시라고 주문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
 수술을 받은 일이 지극히 사적인 결정이듯, 수술사실을 숨기고 다니시든지, 교정을 받아서 그렇다고 '거짓말'을 하시든지, 아니면 반대로 돌출입수술의 전도사로 나서시든지, 그것은 철저히 개인의 결정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제 바램이 있다면, 적어도 수술을 해야만 할 정도로 입이 나온 친구가 그런 '거짓말'을 듣고 교정만으로 입을 넣기 위해 치과를 전전하게 되는 일만 없었으면 하는 것입니다.
 이미 4개의 발치 후 교정을 끝내고도, 입이 나온 것이 해결되지 않아 다시 저희 병원을 방문하는 분들의 돌출입 상담환자의 20%를 육박하고 있습니다. 이 중 실제로 역교정이나 추가발치를 통해 돌출입수술을 받을 수 있는 케이스는 반도 되지 않습니다.

 

 어려운 부탁일까요?^^ 제가 수술을 해드려 인생의 전환점을 맞으신 여러분들께...?


 잇몸수술, 잇몸윤곽수술, 입수술, 돌출입수술을 받았다고 '귓속말로라도' 얘기해주세요.
 최소한 '초단기 수술적교정'을 받았다고라도 얘기해주세요.
 '교정받아서 예뻐졌어' 란 한마디가 자칫 주위에 입모양으로 스트레스받는 어느 누군가를 시작부터 잘못된 길로 인도하게 될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