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7-27] 하루차이로 연속해서 돌출입수술받은 두 친자매

돌출입수술을 받은 두 친자매가 있었다.

두분은 자매라고 하면 아~ 닮았구나 하고 생각하지만, 또 친구라고 하면, 아~ 그렇구나 할만큼이었다. 즉, 어떻게 보면 닮았지만 어떻게 보면 또 별로 안닮은...뭐...그런 경우였다.

두분이 닮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은..여지없이 입부위였다.
둘다 입이 돌출입이였기 떄문에, 돌출입이 만들어내는 전형적인 인상을 두분이 공유할 수 밖에 없는 것이었다.
두툼하고 뒤집어진듯한 입술, 튀어나온 입때문에 움푹꺼져보이는 코옆의 팔자주름 부분, 입을 다물면 자글자글 주름이 잡히며 어색해지는 턱끝, 웃을때 보이는 잇몸...모두를 고루 가지고 있는 두분이었다. 다만, 입이 나온 정도는 동생이 더 심했다.

반면, 입을 가리고 두사람을 보면 자매같지가 않았다.
동생은 큰 눈에 좀 진한쌍꺼풀, 그리고 낮은 콧대의 남방계의 여인같은 이미지 였고,
언니는 적당한 눈에 속 쌍꺼풀에 비교적 오똑한 콧대를 가진 북방계의 여인같은 이미지 였다.

그래서 전체적으로 놓고 보면, 동생은 많이 튀어나온 입에 진한 쌍꺼풀과 낮은 코로, 필리핀 여자, 유인원 같다는 놀림을 받아온 터였고,

상대적으로 언니는 좀 덜 튀어나온 입에 덜 심한 무턱, 그리고 나름대로 수수하게 생긴 눈, 코 모양으로 동생보다는 상대적으로 예쁘다는 소리를 많이 듣고 커온 터였다.


수술은 동생이 먼저하고, 그 다음날 언니가 했는지, 그 반대였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다만, 먼저 수술한 자매가 이틀입원, 다음날 수술한 자매가 하루 입원해서 같이 퇴원했던 건 기억이 난다.
2인실 병실을 배정해 드려서, 양쪽 침대에 나란히 두 자매가 누워있던 생각이 난다.

수술은, 예상대로 동생이 더 돌출입을 넣는 양이 많았다. 언니는 돌출입수술과 함께 턱끝의 길이를 줄이는 수술도 같이 시행하였다.

수술 후 치료를 받을 때에도 두 자매는 항상 병원을 같이 왔다.

시간이 지나 이윽고 6주가 되어서, 같은 날 치아사이를 둘러놓은 철사를 뽑는 날이 되었다.
두 분 다 결혼식이라도 참가할 복장처럼, 정장에 예쁘게 화장을 하고 오셨던 기억이 난다.

두 분 모두 예뻐진 입에 만족해하셨고, 수술전과 비교할 사진촬영을 끝마치고는 수술전과 비교를 해드리는 시간...

여담이지만, 돌출입이 맞는 사람에게 돌출입수술을 하면 누구나 드라마틱하게 예뻐지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니까, 돌출입인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돌출입 속에 숨겨진 아름다움' 은 100 % 찾아드릴 수 있다고 확신한다.
하지만, 얼마만큼의 수준으로 예뻐지는가는 조금 다른 문제이다. 어떤 사람은 돌출입의 컴플렉스에서 100% 해방되어서 본인도 100%만족하지만, 객관적으로 탤런트 공채에서 기용되기는 어려운 얼굴일 수 있다. 반면 어떤 사람은 돌출입의 컴플렉스에서 해방되는 것은 물론이고, 연예인을 해도 모자름이 없는 수준으로 예뻐질 수 있다.


이 두 자매에게 이런 류의 일이 일어났다.

동생은 튀어나온 입과 남방계의 얼굴, 유인원같은 인상때문에 항상 언니보다 인물이 못한 것으로 자타가 공인한 채, 이미 수십년을 살아왔던 것이다.
그런데, 한번의 돌출입수술로 이제는 좀 다른 평가를 받게 된 것이다!
물론, 언니도 수술로 훨씬 더 예뻐졌다. 언니 자신도 만족을 하고, 입매는 더 품위있고 세련되게 변했다. 얼굴이 길어보이는 것도 턱끝수술로 말끔하게 해결이 되었다.
그런데, 동생의 경우가 더 반전이 기막힌 한편의 드라마와 같았다는 것이다.

언니와 여동생은 보통 어렸을때 부터 같이 크면서, 경쟁적으로 옷도 뺏어 입고, 좋다는 화장품도 뺏어 쓰고, 시샘도 많은 것이 보통 아닌가?


언니가 활짝 웃으며 애교스럽게 이렇게 말했다.

"동생이 더 많이 예뻐진 것 같아요. 동생이 더 예쁜가요? 이젠^^?"

서른을 살짝 넘긴 언니도, 동생이 너무 예뻐진 것은....샘이 나는 모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