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8-16] [네이버 뉴스 컬럼] 한상백의 돌출입, 양악 이야기 <3> : 화룡점정, 턱끝 이야기

화룡점정(畵龍點睛), 턱끝 이야기
2011-08-16 오전 11:55:31
돌출입 수술을 잘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돌출입 수술은 돌출된 입을 넣는 수술이지만 아이러니컬하게도 입만 잘 집어넣어서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수술이 되어 버린다.

궤변처럼 들리겠지만 돌출입 수술에서 입을 적당한 양만큼 잘 집어넣는 것 만으로는 아직 예쁜 입매가 완성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입매란 결국 인중부터 턱끝까지의 모양에서 결정되기 때문에 입이 적당한 위치에 있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턱끝의 위치와 모양까지 완성을 해야 비로소 완벽한 입매가 된다.

화룡점정이란 말처럼 용의 눈이 될 점 하나를 찍어 완성하는 과정이 바로 턱끝수술이다. 즉 훌륭한 돌출입 수술의 열쇠는 턱 끝에 있다.

항간에 ‘돌출입 수술을 하면 얼굴이 길어지고 양악수술을 해야 얼굴이 짧아진다’라는 잘못된 정보가 있어서 나는 이것이 비전문가인 일반인들의 생각이라고 치부해왔었다.

하지만 놀랍게도 “돌출입 수술을 하게 되면 턱끝은 동시에 자를 수 없다”고 믿고 그렇게 설명하는 곳도 있다고 한다.

그러니까 상악과 하악 전치부를 절골하는 수술, 쉽게 말해 윗턱과 아래턱의 잇몸뼈를 자르는 수술을 받고나면 아래턱 절골선 때문에 턱끝 절골술을 동시에 할 수 없다는 논리이다.

그러나 이 논리는 내게는 최소한 옳지 않다. 자신이 할 수 없는 수술이 곧 불가능한 수술은 아니다.

나는 돌출입수술을 하면서 거의 95%의 환자에서 턱끝수술을 같이 해주고 있고 그 중 약 80%는 턱끝길이를 (단 1 mm 라도) 줄이는 과정이 포함된다.

물론 턱끝길이를 줄이는 것이 그리 만만한 수술은 아니다. 이제는 워낙 많은 수의 돌출입과 턱끝수술을 해오다보니 턱끝 절골수술은 내게 10분짜리 수술이 되어버리긴 했지만 기본적으로 (길이를 줄이는) 턱끝수술은 절골할 수 있는 공간적 여유가 적은 턱끝의 좁은 폭을 톱으로 두 번 잘라야 하는 과정이다(이를 샌드위치 절골술이라고 한다).

게다가 턱끝신경이 양옆에 도사리고 있어서 이것을 피해야한다. 지금은 턱끝신경을 보면 반갑기도 하고 친해졌지만 나도 초보였을 때는 턱끝신경만 보면 긴장하곤 했다.

턱끝의 길이뿐만 아니라 턱끝의 전후위치도 중요하다.

필자는 돌출입 수술이나 양악 수술을 하기 전에 환자가 어떤 모양을 원하는지를 상의하기 위해 여러 가지 종류의 턱끝모양을 사진으로 보여주고 그 중에 하나를 고르게 한다.

턱끝의 위치에 따라 귀여운 동안(童顔) 느낌의 턱이 되기도 하고 우아하고 지적인 느낌의 턱이 되기도 한다.

턱끝의 길이와 위치가 예쁜 입의 모양을 만드는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열쇠라는 점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러나 이것을 알고 있다고 해도 그것을 실제로 구현하기는 어렵다.

우선 정확한 치과·성형외과적인 수학적이고 과학적인 분석이 선행되어야 할 뿐 아니라 환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충분히 들어주는 '귀', 아름다움을 정확히 구현할 수 있는 미적인 감각 즉 '눈', 세밀하고 솜씨가 좋은 '손'이 있어야 한다.

환자가 원하는 것을 파악할 줄 모르는 귀, 뭐가 예쁜지 모르는 눈, 그리고 무딘 손을 가진 성형외과 의사는 환자에게 고통을 준다.
컬럼니스트 한상백
현 서울제일 성형외과 원장, 성형외과 전문의, 의학박사
서울대학교 병원 성형외과 수련의, 전공의, 전임의 수료
서울대학교 병원 우수전공의 표창
전 서울대 의과대학 초빙교수
대한 성형외과 학회 정회원
대한 성형외과학회지 논문게재 및 학술대회 연제발표 다수
돌출입 관련 강연, 주제논문 채택, 발표, 방송출연 다수
저서 '돌출입 수술 교정 바로알기'(2006. 명문출판사)
(대한민국 중심언론 CBS 뉴스FM98.1 / 음악FM93.9 / TV CH 4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