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2-6] 너무나 닮은 두사람의 동명이인 '이지현'양 돌출입수술 이야기

( 이지현 : 가명입니다.)

오늘은 다소 황당하고 놀랍기까지 한 일에 대해 써보려고 한다.



어느날 이지현(가명) 이라는 여자분이 돌출입수술을 하러 병원에 왔다.

처음 봤을때부터 언젠가 많이 봤던 얼굴이라는 생각이 들었었는데 웬지 이름또한 낯설지가 않았다. 그래서 ‘저희 병원에 처음이세요?’ 하고 물으니 처음이라고 한다.

 워낙 흔한 이름이니까 그러련하고 진찰을 끝냈고, 결국 그 환자는 그날로 수술날짜를 잡고 돌아갔다.


 곰곰이 생각해봐도 언젠가 봤던 얼굴이지 싶어서, 난 간호사를 불러 방금 그 이지현 환자의 얼굴을 보여주며, 전에 이 환자랑 혹시 비슷하게 생긴환자 내가 돌출입수술 하지 않았었냐고 물어봤다.  처음엔 잘 모르겠다던 간호사가,


-아아...생각날 것 같아요.

-이름이 뭐였더라?

-이름이...음...그 환자두 지현이었던 것 같은데.


그래서 난 챠트에서 김지현 박지현을 다 찾아보았지만, 그 떠오르는 얼굴은 나타나질 않았다. 그러던 중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그 비슷하게 생긴 환자도 역시 이름 석자가 똑같은 이지현이었던 것이다. 얼굴을 비교해보니 역시 닮아있었다. 처음보는 사람은 구분 못할 정도고, 몇 번 봐도 자매라고 그러면 당연히 믿을 정도이고, 거의 이란성 쌍둥이라고 해도 좋을만큼 닮아있었다.


그러니까, 같은 이름을 가진 이지현(가명)이란 두사람이 얼굴도 이란성 쌍둥이처럼 아주 비슷하게 생겼고, 둘다 똑같이 내게 돌출입 수술을 받게 된 것이다. 동명이인이 아니라, 동명유사인이라고 해야 맞을까? ^^


사실 여기까지는 ‘이지현’이란 이름이 워낙 흔하니 뭐 있을 수도 있는 일라고 치부할 수도 있다. 그런데 더 놀라운 사실은 두사람의 차트에서 인적사항을 비교해보고 알게 되었다.


이미 1년전에 수술을 받은 이지현A 의 생일은 82년 7월 8일 이고, 이번에 수술을 받은 이지현 B의 생일은 83년 8월 9일 이었다. 년/월/일에 각각 1씩 더한 숫자였다. 그 숫자도 신기하지만, 따지고 보면 두사람이 각각 내게 수술을 받은 시기도 만 23세로 같았던 것이다.


 이번에 수술한 이지현B 양이 치료를 받으러 병원에 왔을때, 그녀는 너무나 예뻐져 있었다. 난 그녀에게 이지현A의 사진을 찾아 보여주었다. 이지현B양 조차 정말 닮았네요~하면서 흠칫 놀라는 표정이었다.


 돌출입수술에 매진하다가 보니 별 일이 다 있다.

 그 두 사람은 전생에 무슨 인연이었을까? 이름도 같고, 얼굴도 닮았고, 입이 돌출형이었던 것도 같고, 생일은 딱 1년 차이인데 생년월일이 숫자 1 씩 차이나고, 그 많은 병원중에 유독 우리병원을 선택해서, 둘다 만 23세 되던 해에 돌출입수술을 받았다는 것...


 어찌 보면 별 일이 아닐 수도 있지만, 어떻게 보면 참 일어나기 힘든 놀라운 상황 같기도 하다. 중요한 것은 둘 다 너무나 예뻐져서 너무나 만족하며 살고 있으니...참 보람찬 일이 아닐 수 없다. 비슷하게 생긴 두 동명‘유사’인 이지현 양으로부터 난 평생 잊을 수 없는 은인이 되어 있을거란 자부심을 가지게 된다.